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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이야기

내가 사는 스코틀랜드 글라스고 02. People Make Glasgow

 

내가 사는 곳 영국 스코틀랜드 글라스고(Glasgow)에는 유명한 슬로건이 있다. 바로 도시 곳곳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피플 메이크 글라스고" 라는 분홍색 바탕에 하얀색으로 쓰인 슬로건이다. 2014년에 글라스고의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들의 성격을 반영한 슬로건으로 만들어져 현재까지도 글라스고를 가장 잘 나타내는 슬로건으로 쓰이고 있다. 도시 중심에는 이 슬로건이 가장 크게 보이는 건물이 있는데 그건 글라스고 시티 대학의 건물이다. 그 뿐만 아니라 길거리 표지판, 광고, 자전거 대여 정거장, 공공 쓰레기통, 대중교통, 공원 등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다.

 

 

 

공공 자전거 정거장에 있는 People Make Glasgow

 

 

 

 

뒤에 보이는 분홍색 글라스고 시티 대학교 건물

 

 

 

 

 

 

 

 

 

공공 쓰레기통에 있는 People Make Glasgow Cleaner

 

 

 

 

 

글래스고 캘빈그로브 박물관 기념품샵

 

이 슬로건으로 인해 글라스고 시내를 더 활기찬 분위기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피플 메이크 글라스고 뒤에 다른 동사를 붙여서 필요시에 따라, 상황에 따라 또는 반어적으로도 자주 쓰인다. 길거리 쓰레기통에는 피플 메이크 글라스고 클린이라고 써있고 그 피플을 지우고 프로테스트(Protests, 시위)라고 낙서 해놓은 것도 봤고 장난 치고 농담 하는 걸 좋아하는 글라스고 사람들 성격에도 아주 잘 어울리는 슬로건이다. 사람들이 글라스고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물론 좋은 사람들만 있을 수는 없다. 여기도 다른 곳과 다름 없이 친절한 사람도 있고, 불친절한 사람도 있고, 이상한 사람도 있다. 아주 많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들도 이 글라스고를 만들기 때문에ㅋㅋㅋ 그냥 피플 메이크 글라스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바로 글라스고의 매력이다. 이상한 사람들도 어지간하게 이상하거나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크게 상관 없고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글라스고에 1년 넘게 지내면서 경험한 것은 글라스고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스몰 톡을 하는 것(가볍게 안부를 묻거나 모르는 사이에도 인사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길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그냥 기회가 되면 한마디라도 농담을 던지고 웃음 주고 싶어서 입이 간질거리는 사람들 같다.ㅋㅋㅋ 글라스고에서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원래 알던 사람들처럼 가볍게 대화하고 웃는 일이 흔하다. 그런 친근하고 편안한 사람들에게서 오는 에너지와 분위기가 글라스고를 친근한 도시로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지내기 편한 도시이기도 하다. 글라스고엔 사실 특별히 볼 것도, 할 것도 없지만(이곳에 있는 모두가 다 인정한다) 그 대신 사람들이 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엔 동의한다. 마음에 드는 글라스고의 슬로건. 모든 건 사람에게 달려 있다. 사람이 우선이기도 하고, 이 슬로건이 어디에든 걸려있기 때문에 볼 때 마다 분홍색의 슬로건이 기분 좋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나도 이 도시에 사는 사람으로서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기도 하는 그런 슬로건이다.

조지 스퀘어 광장에 생긴 크리스마스 트리